동아일보 1997/08/29


 

「별」관측 프로그램 나왔다…천문가모임 「별바라기」개발

어지러울 만큼 많은 밤하늘의 별들. 관측 여행이 초행길이라면 금세 길을 잃고 헤매기 십상이다. 밤하늘속에서 쉽게 별자리를 알아볼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최근 우리 말로 된 별관측 프로그램이 개발돼 초보 천문가들이 걱정을 한결 덜게 됐다.

텔라이즈가 만든 「별바라기」가 바로 그 것. 텔라이즈는 김지현씨(28·안성천문대장)를 비롯, 4명의 아마추어 천문가들의 모임이다. 이 프로그램은 최근 출판된 별관측 입문서 「밤하늘로 가는 길」(김지현 이한주 지음·현암사)에 부록으로 담겨 있다.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꼬박 3년 동안 씨름했어요. 외국에는 이런 프로그램이 수천 개나 있지만 우리 밤하늘이 입력된 프로그램은 전혀 없었지요. 「별바라기」는 아마추어 천문가들을 위한 등대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프로그램을 컴퓨터에 넣고 실행시키면 「천문대는 낮은 곳에 있어야 한다」는 김씨의 평소 생각이 그대로 묻어난다.

산꼭대기보다는 일반인들이 찾아가 쉽게 별을 관측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 「별바라기」는 언제 어느 곳의 밤하늘이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날짜 시간 관측장소를 입력하면 머리 위의 밤하늘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1년 3백65일 밤하늘을 그대로 화면에 옮겨 놓았다. 따로 매뉴얼을 들춰볼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이용법도 쉽다.

화면에 나타난 별자리 성도(星圖)를 자유자재로 편집할 수 있는 것도 특징.

크게 작게 원하는 배율과 색깔로 척척 밤하늘이 그려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별자리 성도는 바로 프린트할 수 있다. 손에 쥐고 나서면 관측 여행이 한결 수월하다.

대학때부터 별에 빠져 살아온 김씨는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동기에 대해 『많은 천문서적이 나와 있지만 우리나라의 별자리를 우리말로 제대로 안내하고 있는 책이 한 권도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홍석민기자〉